1. 들어가며: 왜 기업신용등급이 여러 종류일까?
기업을 평가하는 “신용등급”은 하나의 종류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회사채등급은 A인데, 입찰용 평가등급에서는 B+로 표시되기도 하고, 모형등급에서는 또 다른 등급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같은 기업이라도 서로 다른 숫자나 알파벳이 붙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대표적인 세 가지 신용등급, 즉 회사채등급·평가등급·모형등급의 의미와 차이를 정리하고, 독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질문까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2. 회사채등급이란?
회사채등급은 말 그대로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등급입니다.
주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와 같은 신용평가사가 담당하며,국내에는 3사가 유일합니다.
목적: 채권 투자자가 돈을 빌려줄 만한 기업인지,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특징: 채권 금리와 직접 연결되므로 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신용등급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AA등급을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의미이고, BBB나 BB 이하라면 투자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공식 언어’이기에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안정에 핵심 역할을 합니다.
보통 회사채 발행 규모는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주로 상장사나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이 회사채등급 평가를 받습니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대부분의 기업들은 회사채등급을 보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회사채등급은 각 신용평가사에서 공시하기 때문에, 누구나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3. 기업평가등급(협력사 평가·입찰용)
반면 평가등급은 주로 협력사 관리나 입찰 심사에 사용되는 신용등급입니다.
주체: 나이스평가정보와 같은 기업정보·신용평가 전문사가 발급합니다.
목적: 발주처가 특정 기업을 협력사로 선정하거나, 공공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심사할 때 거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특징: 투자자 관점이 아닌, 실제 거래의 안정성·지속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신용정밀분석 및 현장조사 등의 방법으로 평가하며, 평가 신청 시 비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협력사를 선정할 때 “B등급 이상” 기업만 선정한다든지, 공공기관 입찰 시 “최소 BB0 이상”을 요구하는 식입니다.
평가 프로세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4. 기업 모형등급이란?
세 번째로 모형등급은 신용평가모형(통계·AI 기반)을 통해 산출되는 신용등급입니다.
주체: NICE평가정보와 같은 기업평가기관의 모형 혹은 금융기관이 자체 개발한 모형을 통해 산출됩니다.
목적: 대량의 기업을 빠르게 평가하거나, 내부 심사에서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함입니다.
특징: 기업평가기관이 보유한 재무정보, 비재무정보, 거래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동 산출되며, 사람의 심사 개입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심사할 때 모든 기업을 사람이 검토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형등급을 기준으로 1차 스크리닝을 하고 이후 사람이 수기로 심사합니다. 즉, 실무에서는 ‘필터링 도구’에 가깝습니다.
5. 세 등급의 비교 정리
세 가지 신용등급의 차이를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회사채등급 | 평가등급 (협력사/입찰용) | 모형등급 |
|---|---|---|---|
주체 |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 등) | 나이스평가정보 등 | 나이스평가정보 등 |
목적 | 투자 위험 판단, 채권 금리 결정 | 협력사 관리, 입찰 참여 자격 심사 | 내부 리스크 관리, 여신 심사 |
평가대상 | 채권 발행 기업 | 협력사, 납품·입찰 참여 기업 | 전체 기업 |
특징 | 공신력 높음, 시장 영향 큼 | 거래 안정성 중심 | 빠르고 대량처리 가능, 공식 신용등급은 아님 |
이 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 같은 기업도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이 부여될 수 있습니다.
6. 기업평가등급 FAQ
Q1. 모든 등급을 한 곳에서 조회할 수 있나요?
→ 대부분의 기업은 회사채등급이나 평가등급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스비즈인포(보고서 구매), 나이스비즈라인(B2B 구독형 서비스) 같은 기업등급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하면 보통 모형등급이 조회됩니다.
다만 해당 기업이 유효회사채등급이나 유효평가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면, ‘평가일자’ 기준으로 최신 등급이 표시됩니다. 따라서 여러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종류의 등급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NICE평가정보의 서비스에서는 당사에서 산출한 평가등급만 조회 가능합니다.
Q2. 금융기관에서 산출한 등급과 NICE평가정보 모형등급이 동일한가요?
→ 금융기관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별도의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산출되는 등급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NICE평가정보의 모형등급은 대표적인 참고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금융기관에서도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습니다.
Q3. NICE평가정보의 기업신용등급 체계는 어떻게 되어있나요?
→ NICE평가정보는 기업 신용등급을 AAA~D의 10개 등급으로 구분하며, +,- 등급 세분화 시 22개의 등급으로 구분됩니다.
Q4. 회사채등급이 A면 평가등급도 A인가요?
→ 아닙니다. 평가기관 및 평가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회사채등급과 평가등급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Q5. 모형등급은 공식 신용등급인가요?
→ 아닙니다. 모형등급은 내부 리스크관리나 여신 심사에 참고용 지표로 쓰이며, 공공기관 입찰용, 발주처 제출용으로는 유료 신용평가를 받으셔야 합니다.
Q6. 나이스평가정보는 어떤 자료를 기반으로 기업을 평가하나요?
→ 금융기관 및 기업에서 직접 제출한 재무, 비재무 정보 등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7. 맺음말: 상황에 맞는 ‘등급의 언어’ 이해하기
오늘은 회사채등급·평가등급·모형등급을 비교해봤습니다. 정리하면,
투자자가 채권 발행 기업을 볼 때는 회사채등급
발주처가 협력사나 입찰 기업을 심사할 때는 평가등급
사람의 개입 없이 재무, 비재무정보를 기반으로 모형으로 산출된 등급은 모형등급
을 각각 사용합니다.
즉, “같은 기업이라도 누구의 관점에서, 어떤 목적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다른 등급이 산출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앞으로 기업이나 기관에서 신용등급을 접할 때, 단순히 알파벳과 숫자만 보지 말고 등급이 만들어진 맥락까지 함께 이해한다면 훨씬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기업의 실시간 신용도를 반영한 WATCH등급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확인하세요.